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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운 보수, 의로운 진보 – 최강욱, 최강혁

📘 《이로운 보수, 의로운 진보》 – 서로를 향한 이해와 존중의 정치를 위하여


새파란 새 한 마리가 표지 위를 날고 있다.

자유롭고도 경쾌한 날갯짓은 이 책이 던지고 있는 메시지를 상징적으로 품고 있는 듯하다. 그 새는 특정한 방향으로만 날지 않는다. 왼쪽도, 오른쪽도 아닌 ‘위로’ 나는 새다.

《이로운 보수, 의로운 진보》는 바로 그러한 방향을 향한 이야기다. 좌와 우, 진보와 보수라는 이름 아래 끊임없이 갈라지고 충돌하는 이 시대에, 최강욱·최강혁 형제는 각자의 자리에서 조심스럽고도 단단한 목소리로 말한다. “우리, 서로 좀 더 이해할 수 없을까요?”

이로운 보수 의로운 진보
이로운 보수 의로운 진보

이 책은 정치 철학서도, 당파적 선언서도 아니다. 오히려 그것은 ‘교양’이라는 말이 잘 어울리는 정중한 대화다.

‘최강 형제가 들려주는 최소한의 정치 교양’이라는 부제처럼, 이 책은 우리가 정치적 존재로서 살아가는 데 있어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가치들과 개념들, 그리고 그 이면에 깃든 사람의 마음을 이야기한다.

단순한 진영 논리가 아닌, 한 사회 구성원이자 이웃으로서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의 기록인 셈이다.

두 저자는 서로 다른 길을 걸어왔다. 한 사람은 법조와 정치를 넘나든 현실주의자이고, 다른 한 사람은 교육자로서 사람을 가르치는 삶을 살아왔다.

다름은 그 자체로 가치가 있다. 그래서인지 책은 일방적이지 않다. 질문하고, 되묻고, 고개를 끄덕이는 장면들이 곳곳에 등장한다. 정치는 옳고 그름의 싸움이 아니라, 어떻게 함께 살 것인가를 고민하는 과정이라는 말을 이보다 더 잘 전달할 수 있을까.


이 책을 읽으며 무엇보다 깊이 와 닿은 부분은 ‘말의 무게’였다. 우리는 쉽게 말하고 쉽게 단죄한다.

보수는 낡았다, 진보는 위험하다, 좌파는 이기적이다, 우파는 냉혹하다—언어는 분노의 도구로 탈바꿈했고, 그 분노는 결국 자신이 속한 공동체를 갉아먹고 있다. 이 책은 그 지점에서 브레이크를 건다. “우리는 서로를 너무 모른다. 그리고 모른다는 이유만으로 미워한다.” 이 단순하지만 강력한 문장은 마음 한 켠을 똑바로 찌른다.

최강 형제
최강 형제

책장을 넘길수록 알게 된다.

이 책은 단지 정치적 입장을 정리하기 위한 안내서가 아니다. 그것은 나의 세계관을, 나의 인간관을 돌아보게 하는 성찰의 기회다.

나는 얼마나 쉽게 누군가를 ‘틀렸다’고 말해왔는가? 나는 상대의 목소리를 들으려 했는가, 아니면 내 말만 옳다고 믿어왔는가? ‘이로운 보수’도, ‘의로운 진보’도 가능하다. 문제는 우리가 얼마나 그 가능성을 믿고 있는가에 달려 있다.


《이로운 보수, 의로운 진보》는 우리에게 묻는다.

정치란 정말로 그렇게 지저분하고 피곤한 것일 뿐일까? 우리가 분노와 혐오로 물든 정치에만 익숙해졌기 때문은 아닐까? 저자들은 그 익숙함을 낯설게 만들고, 낯선 언어를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 책은 대화의 가능성에 대한 책이다. 동시에 사랑에 대한 책이기도 하다. 서로 다른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끼리, 서로를 조금 더 이해하고 아껴보려는 시도야말로 가장 정치적인 사랑이 아닐까.


읽고 나면, 그 새가 왜 하늘을 향해 날고 있는지 비로소 이해된다.

그것은 좌우를 뛰어넘는 비상이다. 그리고 그 비상은 단절과 단죄가 아닌, 이해와 존중이라는 날개를 달았을 때 비로소 가능하다. 갈라진 언어들 사이에서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이로운 보수, 의로운 진보》는 그 질문 앞에서 우리 모두가 한 번쯤은 멈춰 서야 함을 조용히 일깨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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