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골드 마음 세탁소

메리골드 마음 세탁소


“마음에도 세탁소가 있다면,

메리골드 마음 세탁소

오늘 나는 어떤 얼룩을 맡기고 돌아왔을까.”

햇살 좋은 오후, 동네 빨래방에 앉아 드르륵 돌아가는 세탁기를 바라보다 문득 떠오른 책이 있다. 윤정은 작가의 『메리골드 마음 세탁소』. 보기만 해도 기분이 말랑해지는 오렌지빛 표지와, 거품처럼 가볍지만 그 안에 묵직한 위로를 담은 이야기. 이 책은 제목만큼이나 포근하고 다정한 이야기를 품고 있다.


세탁소, 그리고 사람의 마음

작은 골목 어귀, 메리골드라는 이름의 세탁소가 있다.
그곳은 단순히 옷을 맡기고 찾아가는 공간이 아니다.
사람들은 하루의 무게를, 지친 마음을, 때로는 말하지 못한 후회와 미련까지 함께 맡기고 간다.

이 소설은 그런 사람들의 이야기다.
고요히 세탁기 안에서 돌아가듯, 각자의 상처와 기억도 조용히 씻겨 내려간다.
누구 하나 특별하지 않지만, 그래서 더 특별한 이웃들의 사연 속에서 나 역시 어느새 마음을 얹게 된다.


말하지 않아도 전해지는 위로

이 책에는 크게 소리치거나, 눈물 쏟는 장면은 없다.
대신 작가는 조용히, 아주 섬세하게 마음의 결을 따라간다.
때론 타인에게 무심한 말 한마디가 깊은 상처가 되기도 하고,
반대로 그저 곁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누군가에겐 커다란 위안이 되기도 한다는 것을 이 소설은 보여준다.

읽고 나면 문득 나도 누군가의 ‘세탁소’가 되어주고 싶어진다.
묵묵히 들어주고, 다그치지 않고 기다려주는 그런 사람이.


가볍지만 결코 얕지 않은

『메리골드 마음 세탁소』는 결코 무겁지 않다.
그러나 그렇다고 얕지도 않다.
거품처럼 가볍게 시작하지만, 그 안에는 삶을 통과하며 생긴 얼룩들과
그 얼룩을 끌어안은 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버블 에디션이라는 이름처럼,
이 책은 한 번쯤 마음을 포근히 감싸 안고 싶은 날에 꺼내 읽기 좋은 선물 같은 소설이다.


멍멍도서관의 한 줄 기록

우리는 결국 누구나, 말없이 세탁기에 넣고 싶은 마음 하나쯤은 가지고 산다.
그것이 무엇이든, 이 책은 조용히 들어주고 말없이 안아준다.
그러니 괜찮다고, 오늘은 그냥 맡기고 가도 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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