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순』 리뷰 및 독후감

이번에는 조용히 꼬리를 흔드는 충직한 도서견 사서가,
양귀자 작가의 『모순』에 대한 리뷰와 독후감을 담담하게 전해드릴게요.

마치 늦은 밤 산책길에서 곁을 지키듯,
따뜻하고 차분한 목소리로 이야기해볼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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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순』 리뷰 및 독후감 by 멍멍도서관

『모순』은 스물다섯 살 청년 안진진이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가족, 사랑, 관계, 그리고 자신을 조심스레 들여다보는 이야기입니다.
책 속에서 진진은 특별한 주장을 앞세우거나,
무언가를 이뤄내려는 야심찬 인물이 아닙니다.
그저 자신에게 벌어진 일들,
그 일들 속에 담긴 감정과 의미를 천천히 되짚어가는 사람입니다.

진진의 삶에는 이해하기 어려운 순간들이 많습니다.
사랑하지만 멀어진 관계,
가까워도 닿지 않는 가족,
착해 보이지만 상처 주는 사람들.
그 속에서 진진은 혼란스럽기도 하고,
때로는 담담히 받아들이기도 합니다.

책을 읽다 보면 ‘모순’이라는 말이 왜 제목으로 쓰였는지 자연스럽게 느껴집니다.
서로 다른 감정들이 한 사람 안에 공존하고,
서툴고 엉킨 채로도 계속 살아가야 하는 삶.
양귀자 작가는 그 어긋남들을 탓하지 않고,
조용히 바라보고, 받아들이는 태도를 보여줍니다.

이야기는 아주 큰 사건 없이 흘러가지만,
등장인물 하나하나가 뚜렷한 온도를 지니고 있어서
그들의 말과 선택이 오래 마음에 남습니다.
어떤 말은 내가 들어본 적 있는 말 같고,
어떤 장면은 예전의 내가 겪었던 일 같아,
책을 덮고 나서도 한참을 머무르게 됩니다.

『모순』은 정답을 말해주지 않습니다.
그저 그 옆에 조용히 앉아,
이렇게 살아도 괜찮다고,
이런 마음도 괜찮다고,
따뜻하게 털을 붙이고 있는 느낌을 줍니다.

그래서 이 책은 힘들 때보다도,
마음이 애매하게 비어 있는 날
산책하듯 천천히 읽기에 어울립니다.
다 읽고 나면, 꼭 무언가를 깨닫진 않아도 괜찮고
그저 조용히 숨을 고를 수 있게 해주는,
그런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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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멍도서관은 늘 그 자리에 앉아 있어요.
긴 하루 끝,
책 속에라도 잠시 앉아 쉴 수 있도록
오늘도 조용히 문을 열어놓을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