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드리히 니체의 《위버멘쉬》는 단순한 철학서가 아니다. 그것은 하나의 선언이며, 영혼의 외침이고, 인간이라는 존재가 지닌 무한한 가능성을 향한 절박한 희망의 기록이다. “누구의 시선도 아닌, 내 의지대로 살겠다”는 표지의 문장은 이 책의 핵심을 단 한 줄로 응축한다. 이 말은 곧, 우리 안의 ‘초인’을 일깨우는 울림의 방아쇠다.
타인의 시선에서 벗어나, 진짜 ‘나’로 존재하기
니체는 타인의 도덕, 종교, 전통, 이 모든 외부의 억압에서 벗어나 인간이 스스로의 주인이 되는 길을 역설한다. 그는 고통받는 인간에게 연민을 보내지 않는다. 오히려 그 고통 속에서 자신만의 의미를 길어 올리는 존재야말로 ‘위버멘쉬’, 즉 초인의 가능성을 지닌 자라고 말한다.
책을 읽으며 우리는 불편함을 느낀다. 니체는 기존의 도덕을 해체하고, 신을 ‘죽었다’고 선언하며, 인간의 나약함을 거침없이 폭로한다. 하지만 바로 그 불편함 속에서, 우리는 진실을 본다. 살아가는 방식이 아니라, 살아내는 존재의 태도 자체를 다시 묻는 그의 질문은 우리를 정면으로 마주보게 한다. 그리고 그 정면은, 종종 가장 마주하기 두려운 진실이기도 하다 — 우리는 누구의 삶을 살고 있었던가?
위버멘쉬, 그건 특별한 인간이 아니라 진짜 인간이다
위버멘쉬란 개념은 흔히 오해되곤 한다. 초능력적인 인간, 도덕 너머의 절대자. 하지만 니체의 본래 의도는 그보다 훨씬 더 내밀하고 실존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 위버멘쉬는 자신을 초월하는 인간이다. 단지 살아 있는 것이 아니라, 삶을 창조해내는 존재. 타인이 짜놓은 질서에 순응하지 않고, 스스로의 가치를 만들어내는 사람.
책 속에는 반복해서 등장하는 키워드가 있다: 의지, 힘, 창조, 그리고 극복. 이들은 단순한 철학적 개념이 아니라, 삶을 변화시키는 도구다. 우리는 이 책을 읽으며, ‘나’라는 존재를 다시 발명해보게 된다. 그리고 그것은, 어쩌면 인생에서 가장 창조적인 행위일지도 모른다.
‘죽음’이 아닌 ‘초월’에 대하여
니체는 파괴자가 아니다. 그는 새로운 세계의 창조자다. 그는 신의 죽음을 말하면서 동시에 인간의 가능성을 이야기한다. 절망의 끝에서 새로운 희망을 찾고, 무의미 속에서 의미를 끌어낸다. 그리고 그것은 오직 ‘의지’를 통해 가능하다고 역설한다.
“나는 왜 살아야 하는가?”가 아니라,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묻는 순간, 우리는 위버멘쉬의 길목에 선다. 그 길은 누구도 대신 걸어줄 수 없다. 니체는 그 길을 가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그는 단지 길이 있음을 보여주고, 그 길 위에서 울리는 하나의 문장을 속삭인다 — “당신은 당신의 삶을 창조할 수 있다.”
삶을 다짐하게 하는 한 문장
책을 덮고 난 후, 나에게 남은 문장은 이렇다.
“내 삶의 작가는 나다.”
단순하지만 심오한 이 문장은, 위버멘쉬가 궁극적으로 말하고자 한 바를 가장 잘 요약한다. 더 이상 타인의 시선, 사회의 틀, 과거의 상처에 휘둘리지 않고 살아가기. 내가 나의 삶을 어떻게 구성할지 선택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자유이며, 니체가 꿈꾸었던 초인의 삶이다.
《위버멘쉬》는 철학적 선언이면서도 동시에 뜨거운 삶의 고백이다. 지금 이 시대에, 이 책이 다시 읽혀야 하는 이유다. 위버멘쉬는 멀리 있는 초인이 아니다. 그는 우리 안에서 아직 깨어나지 않은 또 다른 ‘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