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혼모노』 – 성해나

💌 진짜라는 이름의 불편함과 치열함
‘혼모노’.
‘진짜’라는 뜻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 말하는 ‘진짜’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멋지고 대단한 완성형 인간이 아니다.
날것 그대로의 감정, 외면하고 싶은 진실, 그리고 때로는 추하고 처절한 모습까지 모두 담은 인간 그 자체다.
성해나의 단편들은 깔끔하게 포장하지 않는다.
찝찝하고, 아프고, 때론 이해되지 않는 인물들이 등장하고,
그들은 우리가 애써 모른 척하던 세계의 틈을 마치 도려내듯 보여준다.
그래서 불편한데, 그 불편함이 묘하게 끌린다.
그 세계를 끝까지 마주 보고 싶어지는 것이다.
‘무언가를 좋아하는 일’에 대한 이야기.
‘가장 사랑하는 존재에게서 느끼는 절망’에 대한 이야기.
‘끝까지 혼자 남은 자의 외침’에 대한 이야기.
소설집 전체를 읽고 나면 마치 누군가에게 심장을 잠깐 빌려주었다가 되돌려 받은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심장은 여전히 내 안에 있지만, 조금은 다르게 뛰고 있는 느낌.
특히 이 책의 강점은 바로 ‘문장력’이다.
성해나의 문장은 간결한데 강렬하고, 평범한 듯한 표현 안에 폭발적인 감정을 담고 있다.
그 문장들이 자꾸 뇌리에 박혀서, 책을 덮고도 멍하게 생각에 잠기게 된다.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은 아니다.
하지만 한 번 손에 들면 끝까지 가게 되는 힘이 있다.
그리고 마지막 장을 덮었을 때, 이상하게 마음 어딘가가 먹먹해진다.
이 책은 누군가에게는 트라우마를 건드릴지도 모른다.
누군가에게는 위로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분명한 건, 이 책이 ‘진짜’를 이야기한다는 것.
우리가 늘 애매하게 넘겨짚던 감정들, 타인의 아픔을 쉽게 판단해버리던 습관들,
그 모든 것을 정면으로 바라보게 만든다.
📌 멍멍이의 다정한 메모
『혼모노』를 읽고 나면,
세상에 어떤 감정도 쉽게 평가할 수 없다는 걸 알게 된다.
그리고 문득 내 안에도 숨겨진 ‘혼모노’가 있다는 걸 깨닫게 된다.
누구보다 진짜로 살아가고 싶은 사람,
혹은 진짜가 되는 게 두려운 사람에게 이 책을 조용히 권하고 싶다.
자신의 감정과 제대로 마주하고 싶은 이들에게,
성해나의 세계는 뜨겁고, 냉정하며, 동시에 다정하게 다가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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