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능한 것을 상상하고, 불가피한 것을 이끌다”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은 언제나 질문에서 시작한다.
“왜 안 되는가?”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될까?”라고…
『생각하는 기계』는 바로 그 질문으로 세상의 가장 복잡한 문제에 도전했던 한 남자의 이야기다.
실리콘 밸리의 어두운 골목에서 시작해 전 세계를 이끄는 기술 기업의 수장으로 우뚝 선 젠슨 황의 공식 자서전은, 단순한 성공담이 아닌, 인간이 기술과 마주하며 어떻게 진화를 만들어내는지를 보여주는 감동의 여정이다.
책장을 열자마자 독자를 휘감는 건, 그의 눈빛이다.
표지 속 단단한 결의와 깊은 사유가 깃든 얼굴에서, 우리는 한 기술자의 초상을 본다. 하지만 이 책이 전하는 젠슨 황의 모습은 단지 기술자에 머물지 않는다. 그는 꿈을 설계하는 사람이며, 가능성을 프로그래밍한 리더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생각하는 기계’가 되기를 멈추지 않았던 인간이다.
데이터보다 인간을 먼저 믿은 기술자
젠슨 황은 타이완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미국으로 이주하며, 언어와 문화, 경제적 어려움이라는 삼중고 속에서 자신만의 정체성을 찾아야 했다.
어린 시절 그를 둘러싼 환경은 차갑고, 불친절했으며, 무관심했다. 하지만 그는 거기서 자신만의 연산을 시작했다. 차별과 외로움, 두려움이라는 입력값(Input)을 창조성과 인내, 도전정신이라는 출력값(Output)으로 바꾸는 법을 배웠다.
그가 말하는 “생각하는 기계”는 단순히 인공지능을 뜻하지 않는다. 그것은 끊임없이 배우고, 실수에서 학습하고, 비판을 수용하며, 더 나은 미래를 상상하는 사람의 존재를 뜻한다.
GPU, 그리고 혁명의 문을 연 손
엔비디아의 시작은 초라했지만, 젠슨 황은 그 안에서 하나의 패러다임을 읽었다.
그래픽 카드로 시작한 작은 부품이 인공지능, 자율주행, 기후 예측, 신약 개발에 이르기까지 미래 산업의 엔진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 그는 시장을 추종하지 않았고, 시장을 설득하려 들지도 않았다. 대신 그는 기술의 본질을 들여다보며, 그것이 인류의 삶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지를 집요하게 상상했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젠슨 황이 엔비디아의 미래를 이야기하며 “우리는 제품을 만들지 않는다. 우리는 도구를 만들 뿐이고, 그 도구가 사람들의 생각을 바꾼다”라고 말한 대목이다. 이 문장은 기술이 단순한 기능을 넘어서 세계관을 바꾸는 힘이 있다는 것을 상기시킨다.
리더십, 그것은 기술이 아닌 태도다
그의 리더십은 독특하다. 냉철하지만 따뜻하고, 완벽주의자이지만 실패에 너그럽다. 직원들에게는 “최선을 다해 실수하라”며 실험의 자유를 주었고, 시장의 실패 앞에서도 “이건 우리가 아직 제대로 시도하지 않았다는 증거”라며 나아갈 길을 찾았다.
『생각하는 기계』는 이러한 리더십의 디테일들을 진솔하게 풀어내며, 리더가 갖춰야 할 진짜 자질은 기술이나 학벌이 아니라, ‘포기하지 않는 자세’임을 일깨운다. 이는 비단 기업가에게만 해당되는 말이 아니다. 각자의 삶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도 깊은 울림으로 다가온다.

혁신은 마음에서 시작된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독자는 단순히 젠슨 황이라는 인물을 기억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오히려 그가 끊임없이 던졌던 질문, 그 질문 앞에 서는 자신의 모습을 마주하게 된다. 나는 내 삶에서 어떤 기계를 만들고 있는가? 나는 오늘도 생각하는가? 혹은, 누군가의 가능성을 믿고 있는가?
『생각하는 기계』는 기술에 관한 책이지만, 동시에 인간에 관한 책이다. 혁신의 중심에는 늘 사람이 있고, 그 사람은 결국 사랑, 신념, 용기, 인내라는 오래된 단어로부터 출발한다는 걸 보여주는 책이다.
이 책을 덮고 나면, 세상을 향해 조금 더 따뜻하게, 그러나 단단하게 묻고 싶어진다.
“다음은 무엇을 상상할 수 있을까?”